

오늘 개봉한 아바타를 보고왔습니다. <타이타닉>을 보지않았으니 극장에서 본 제임스 카메론의 첫 번째 영화인 셈입니다. 대작이니 만큼 예매는 필수라고 생각해서 극장에 가기 전 인터넷으로 예매를 했습니다. 영등포 cgv에선 '일반 디지털'과 '3D 디지털' 두 가지 버전을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3D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14000원!) 그냥 일반 상영관으로 예매를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3D 상영관에서 봤으면 느낌이 좀 달랐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3D 상영으로 보지 못했음에도) 볼거리가 많은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 장면들이 진기한 구경거리입니다. 판도라 행성이 나오는 대부분의 장면이 CG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가 거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묘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영화에 이야기 따위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달리 할 말은 없습니다만, 불행하게도 저는 이 영화의 2시간 반이 훌쩍 넘는 상영시간 동안 그리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도 시작과 동시에 캐릭터를 소개하고 그 캐릭터에게 부여된 동기와 임무를 슬며시 관객들에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 인물들이 던져진 '판도라'라는 낯선 행성에 대해서도 알려주죠.
그리고 영화는 관객들의 예상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때문에 긴장감이 생기지 않더군요. 그저 멍하니 관람석에 파묻혀 영화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창조한 가상세계를 감상할 뿐입니다.
저는 이미지와 스펙타클을 전시하면서 내러티브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는 영화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종류의 상업영화에서 내러티브는 이미지를 실어나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문제는 이 도구들이 너무 낡거나 성의없이 만들어져서 승객인 이미지들의 강렬함을 반감시킨다는 것이죠.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도 반복해서 보다보면 무덤덤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문제가 있는거겠죠.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이 왜 이렇게 안전한 이야기만을 하는가 궁금하더군요. 외계의 공간에서 외계의 생명체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이야기조차 조금씩 꼬아놓으면 관객들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하긴 4억 달러가 넘는 실험작이라는 것도 문제가 있겠지만요.
덧 : 3D 관람을 하셨던 분들의 느낌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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